책좀읽자2010. 11. 25. 0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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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평점 : 4.0 / 5.0

베스트셀러만 골라 읽는 나로서는 그냥 지나칠 수 없는 수개월 간의 베스트셀러였다.
한달 가까이 주말을 이용해 겨우 다 읽었는데...
허무한 것은... 결론이 없다. -_-

정의를 정의하기 위해 처음부터 다양한 상황을 가지고 논의가 시작된다.
인상적이었던 상황중에 하나는 이런 것이다.

미군 특수부대가 아프가니스탄에서 비밀 정찰 임무를 수행중 갑자기 아프가니스탄의 염소치기 2명을 만났다. 그들을 살려주면 탈레반에게 노출되어 특수부대 전체가 위험할 수 있지만 비무장인 그들을 죽이는 것도 어려운 선택이었다. 미군은 그들을 풀어주는 선택을 했고 결국 텔레반에게 포위되어 16명의 미군이 희생당했다. 미군중 유일한 생존자는 그 때의 일을 평생 후회할 선택으로 회고했다. 2명의 비무장 일반인을 살리기 위해 16명의 미군이 죽었다. 이것은 정의로운 선택이었나 정의롭지 못한 선택이었나?

결과를 모두 알고 나서도 여전히 어려운 문제다.

정의를 정의하는 문제는 도덕적인가 아닌가를 정의하는 문제로 발전하고 도덕적인 태도와 개인주의적인 태도의 혼란스러운 경계에 대한 논쟁으로 이어진다. 그러면서 이런 문제들을 진지하게 고민하던 철학자들이 등장하게 된다. 철학자들이 뭐하는 사람들인가 했더니 이런 고민들을 하는 사람들이라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이 과정에서 얻은 소득은 칸트에 대해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는 것이다. 칸트가 주장했던 이론들을 보고 있자니 그의 사고의 폭은 일반인의 상상을 초월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칸트는 우리가 기호나 욕구에 의해 행동하는 것은 자유롭게 행동하는 것이 아니라 외부에서 이미 결정된 내용에 따라 행동할 뿐이라는 논리를 세웠다. 따라서 내가 자유롭게 행동한다 함은 외부의 욕구나 관습에 따르는 것이 아니라 순수한 내부의 동기를 따라야만 한다는 까다로운 원칙이다.

약간 과장된 예를 들면 선행을 하더라도 칭찬받을 것, 즉 어떤 보상을 고려해서 선행을 했다면 도덕적 가치가 없는 것이고 보상에 대한 개념없이 그냥 선행을 하는 것만이 도덕적 가치가 있는 행동이라는 것이다. 언뜻 잘 이해는 안되지만 칸트의 고민이 어떤 한계를 넘어 있음을 직감하게 되었다. 칸트에 대해서는 좀 더 알아봐야 겠다.

여하튼 칸트를 거쳐 몇몇 철학자들의 주장을 좀 더 짚어보면서 여러가지 이론을 짚어보게 되는데 이 이론들은 단번에 판단하기 쉽지 않은 여러가지 상황들에 적용되면서 논리적인 줄타기를 하게 된다. 예를 들면

- 인종별 우대 정책은 권리를 침해하는가?
- 대학이 경매로 입학생을 뽑아도 될까?
- 조상의 죄를 우리가 속죄해야 하는가?
- 애국심이 미덕인가?

쉽지 않다.
저자는 마지막 자신의 이론을 살짝 언급하면서 해법을 제시해 보려고 하지만 이 모든 문제를 깔끔히 해결해주는 완벽한 마무리는 아니다.

정의란 계속해서 풀어가야 할 숙제인 모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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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GreeMat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