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기업을 넘어 위대한 기업으로 - 짐 콜린스
나의 평점 : 5.0 / 5.0
내가 사례연구를 하는 책들을 좋아하는 모양이다. 그런 책들이 평점이 높게 나오는 것을 보니 말이다. 다른 회사들의 모습을 간접적으로 들여다 볼 수 있고 배울 것은 배우고 주의할 것은 주의할 수 있는 내용들이 많아서 그런 분야를 좋아하나 보다. 그런데 이 책을 읽다보니 이런 연구를 하면서도 돈을 벌 수 있다는 게 신기하게 여겨졌다.
이 책의 내용은 위대한 기업들의 특징을 분석하는 것인데 그 분석이라는게 사실 그 회사에 대한 사실 자료들을 모아 놓고 공통점을 찾거나 특이한 원인을 유추해내는 그런 작업들이었다. 수많은 자료들을 놓고 분석한 결과를 정리하기 위해 수많은 회의를 하면서 서로 의견을 내고 나름대로의 이론을 정립하는데 내 생각엔 그 이론이라는게 역시 가정일 뿐이다. 이 책에서는 7가지 정도의 특징들을 찾아냈다고 주장하지만 그건 이들이 분석하여 끼워맞춘 추론일 뿐일 수 도 있다.
연구의 결과를 폄하하자는 의도는 아니다. 다만 이런 것이 5년여간 연구하는 프로젝트였다고 하니 연구비도 어디선가 나왔을 것이고 그 결과로 논문도 썼을 것이고 강의도 하고 책도 내고 컨설팅도 하고 했으니 대단한 녀석들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까지 대단해 보이지 않는 연구방법으로 돈을 벌고 있었기 때문이다. 이런거라면 나라도 할 수 있을 것 같다. 뭐... 나름대로 분석하는 것들에서는 전문지식을 필요로하고 특별한 분석기법이 필요한 것들이 있긴 있었겠지 라고 그냥 인정해 주자.
이들의 추론에서 다소 특이했던 것은 그들도 인정했듯이 "단계5의 리더" 라는 특징을 찾아냈다는 것이다. 나에게도 다소 충격적이었다. 지금까지 애플의 스티브 잡스 정도 되어야 진정한 리더라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사고의 전환을 가져다준 항목이었다. 스티브 잡스는 "단계4의 리더"란다. 이런 리더들은 리더쉽이 강하고 카리스마가 있지만 이들이 없어지면 회사가 망하는 전형적인 스타일이다. 애플이 딱 그렇지 않은가? 반면 "단계5의 리더" 들은 그런 리더들이 있었는지 세상사람들은 잘 모르는 그런 스타일의 리더들이다. 스스로 겸손하여 밖으로 드러나지 않으면서 대단한 열정을 가지고 있어서 위대한 기업으로 이끌어가는 리더들이란다. 이들은 자신들이 없어져도 위태로워지지 않고 계속 잘 해나갈 수 있는 무엇인가를 남긴다. 미국책에서 위대한 기업들의 리더들이 이런 사람들이었다고 인정한 것이 그들 스스로도 놀라웠다고 한다. 서양적이라기 보다 다소 동양적인 냄세가 나는 항목이기 때문이다.
비슷한 또하나의 특징은 "사람먼저" 라는 것인데 적합한 사람을 찾는데 집중해야 한다는 것이다. 무조건 적합한 사람이라고 판단되면 그 사람이 당장 할일이 없어도 붙잡아 두는게 맞다고 한다. 적합하지 않다고 생각하면 바로 내보내는게 맞는 것이고... 적합한 사람들을 그냥 모아만 놓으면 할일은 자기들이 알아서 찾아서 한다고 한다. 전통적인 방법처럼 누구에게 무슨일을 시키고 지시하고 관리하는 피곤한 일을 할 필요가 없는 것이다. 적합한 사람들을 데려다 놓고 그들이 일을 할 수 있는 바탕을 관리해 주면 되는 것이다. 아무리 생각해도 괜찮은 개념이다.
의도하지 않게 주저리 주저리 길어졌다. 재미있게 봤고 신선한 개념도 찾을 수 있어서 만족했던 책이라는 것을 이야기하고 싶었을 뿐인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