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를가다

키 웨스트(Key West)

GreeMate 2007. 12. 28. 01:13
반응형

키 웨스트(Key West)는 미국 동남부의 최하단 말하자면 미국의 땅끝마을이다. 재미있는 것은 사실 땅이 아니라 산호초 섬들이 길게 늘어서 있는 지형인데 모든 섬을 다리로 이어서 특이한 장관을 만들어 냈다는 것이다. 지도를 보면 좀 이해가 된다. 이곳을 전체적으로는 플로리다 키스(Florida Keys)라고 부른다.


마이애미부터 키 웨스트 까지는 자동차로 4시간 걸린다. 어느정도 거리인지 감이 오시는지...? 그 구간동안 42개의 섬과 42개의 다리를 지난다고 한다. 이건 돌아온 다음에 책을 참조해서 얻은 정보이다. 책에서 읽은 내용을 모두 기억하고 갔다면 더 좋았겠지만 아쉽게도 전혀 기억하지 못한채 갑자기 갔다 온게 아쉬움으로 남는다.

사실 마이애미 일정이 끝날 때까지 키 웨스트에 갈 생각은 전혀 하지 못하고 있었다. 그런데 컨퍼런스에서 만난 사람들 중 하나가 컨퍼런스가 끝나면 키 웨스트(Key West)에 갈꺼라는 말을 하는 것을 듣고 번득 생각나는게 있었다. 요즘 보고 있는 책인 "죽기 전에 꼭 가봐야 할 여행지 33" 에서 33 곳 중에 한 군데가 바로 키 웨스트였던 것이다. 이 책에 나오는 33 곳을 모두 가보는 것을 인생의 목표로 삼고 있는 나이기에 키 웨스트가 코 앞에 있다는데 가보지 않을 수 없었다.

키 라르고(Key Largo)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자동차 여행은 거의 직선 도로를 끝없이 달리며 이어진다. 역시 이 여행에서 가장 봐줄만한 부분은 양옆으로 보이는 옥색빛깔의 산호초 바다이다. 달리다 보면 중간 중간에 차를 대고 경치를 구경하거나 사진을 찍을 수 있는 공간들이 마련되어 있어서 마음에 드는 경치를 만났을 때 쉬어갈 수 있다. 여행자 안내소의 할머니가 지도 가운데 쯤에 있는, 이 여정에서 가장 긴 다리인 Seven Mile Bridge 근처를 추천해서 그 근처에서 사진을 찍어 봤다.


더 좋은 장면을 얻지 못한게 아쉽기는 하지만 맛만이라도 보여줄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직접 보면 훨씬 괜찮다. ^^

한참만에 도착한 키 웨스트는 사실 조그마한 섬이다. 아마 차로는 한바퀴도는데 20분도 안 걸릴 것이다. 시간이 많았으면 섬한바퀴를 걸어서 돌아보고 싶었지만 머무를 시간이 6시간 정도밖에 되지 않아서 남쪽 끝에 있는 Historic Seaport Harbor Walk 근처에만 머물러 있었다. 아래는 여기를 지나다가 찍은 사진이다.


가운데 넓은 광장처럼 보이는데는 사람들이 엄청 모여있었다. 주로 원맨쇼하는 아저씨들 - 마술하는 사람, 묘기하는 사람, 노래하는 사람, 퍼포먼스 하는 사람 - 이 각자 자리를 잡고 쇼를 하고 모여있는 사람들은 구경하며 웃으며 1달러씩 던져준다. 신기하게도 돈주는 사람들은 많았다. 이쪽 문화인가 부다. 그러고 보니 왠지 예전에 대학로 마로니에 공원에서 구경하던 것들이 떠오른다. 비슷한거 같기도 하다. ^^

최고의 관광지라고 해서 무엇인가 대단한 것을 내심 기대하기도 했었는데 여기 사람들은 참으로 소박한 것 같다는 인상을 받았다. 크게 볼것이나 즐길것이 있는 것 같지도 않은데 위와 같은 작은 공연들으 보며 무지 좋아한다. 바다에 요트만 떠다녀도 박수치며 서로 소리지르고 난리다. 한국의 자극적인 문화에 익숙해져 있는 나에게 무엇인가 느껴지게 하는 부분이었다. 여기에선 월미도와 같은 놀이기구가 필요없었다. 아니... 가져다 놓으면 환장할라나...???

날씨는 늦여름정도이지만 크리스마스를 즐기는 분위기였다. 반바지에 산타 모자를 쓰고 다니는 사람도 많았고 크리스마스 장식도 대부분 되어 있었다. 아래는 야자수에 크리스마스 장식이 되어 묘하게 예쁜 분위기를 연출하는 장면이다.


키 웨스트에서의 일몰도 한장!!!


항구를 모두 본후에는 거리를 배회했는데 주로 기념품 가게, 음식점, 바 등이 자리잡고 있었다. 가장 가게들이 많은 거리가 Duval St 이었는데 돌아오고 나서야 책으로부터 그곳이 가장 번화가라는 정보를 얻을 수 있었다. 심지어는 그 거리에 있던 바중에 헤밍웨이가 즐겨찾던 바가 있었다는데 그곳에 들어가 볼 기회를 고스란히 놓치고 말았다. 내가 봤던 수 많은 바 중에 하나이리라...

바다를 만나는 땅끝이니 해산물 요리를 잔뜩 기대하며 저녁을 먹었는데 음식점을 잘 못 골라 들어가는 바람에 완전 김새고 말았다. 해산물이 잔뜩 적혀있는 요리를 시켰는데 바다가재 조그만거 하나, 조개 4개, 새우 4개, 야채 약간만 올려놓은 접시가 덩그러니 나와서 나를 실망시켰다. 음식이 나오면 사진을 찍을 생각을 하고 있었건만 하도 어이가 없어서 사진찍는 것도 잊어버리고 말았다.

역시 어디를 가나 준비를 열심히 하고 가야 훨씬 유익한 시간이 된다는 것을 일깨워준 여행이었다.

반응형